"홈페이지 만들어주세요"라는 말 뒤에는 늘 '매출·신뢰·전환' 중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
로그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만들어주세요."
이 말을 들으면 저는 바로 작업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먼저 질문을 던집니다.
"이 홈페이지로 뭘 얻고 싶으세요?"
간단한 질문 같지만 이 답변 하나가 프로젝트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거든요. 상담 문의를 늘리고 싶은 건지, 해외 바이어에게 신뢰를 주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예쁜 홈페이지가 필요한 건지. 목적이 다르면 메인페이지 구성부터 들어가야 할 콘텐츠까지 전부 달라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목적이 오로지 미적인 부분에만 있을 경우에는 거절합니다. 예쁜 홈페이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예쁘기만 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홈페이지는 사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의가 들어오든, 전환이 일어나든, 검색에서 발견되든.
대표가 원하는 것과 실장이 원하는 것이 다를 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 대표님이 상담 문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기존 홈페이지를 보니 그런 퍼널이 전혀 없었습니다. 방문자가 들어와서 정보를 보고 그 다음은? 안내가 없는 상태.
사용자 동선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습니다. 어디서 관심이 생기고, 어디서 신뢰가 쌓이고, 어디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그 흐름에 맞춰서 메인페이지 초안을 만들었어요.
돌아온 피드백은 "기존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였습니다.
좀 당황했죠.
알고 보니 실제로 피드백을 주시는 분은 실장님이었는데 실장님의 우선순위는 디자인이었거든요. 대표님은 전환을 원하고, 실장님은 디자인을 원하고. 세 명이 같은 단톡방에 있는데 방향이 다르니까 프로젝트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홈페이지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입니다. 그 판단이 조직 내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설계도 실행되지 않습니다.
이후로 원칙이 하나 생겼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방향이 조직 내에서 일치하는지를 먼저 잡고, 그 합의가 끝나야 코드를 짭니다.
우리가 홈페이지를 판단할 때 보는 것들
거창한 프레임워크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프로젝트마다 반복하게 되는 확인 과정이 있어요.
"그건 안 하시는 게 낫습니다"
이 말을 꽤 자주 합니다.
가끔 다른 업종의 레퍼런스를 가져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 사이트처럼 만들어주세요" 하면서 섹션 구성까지 똑같이 넣고 싶어하시는 경우. 근데 업종마다 메인페이지에 어울리는 내용이 다릅니다. 제조업에 맞는 구성이 있고, 의료에 맞는 흐름이 따로 있어요. 레퍼런스를 참고하는 건 좋은데 구조까지 그대로 옮기면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저희 클라이언트 대부분은 B2B 제조업이나 수출 기업이에요. 이 산업군에서 인스타그램 마케팅은 솔직히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다른 채널을 먼저 해보시라고 제안드립니다.
로그에이전시는 "많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케팅 채널을 권하지 않습니다. 이 산업군에, 이 타겟에, 지금 이 상황에 맞는지를 먼저 봐요.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신뢰를 깎는 게 아니더라구요.
회사 자랑이 아니라 타겟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메인페이지를 구성할 때 가장 경계하는 게 하나 있어요.
회사의 자랑을 주구장창 늘어놓는 것.
회사 연혁, 수상 경력, 대표 인사말, 비전과 미션. 물론 이런 것들이 필요한 페이지도 있습니다. 근데 메인페이지 첫 화면에서 방문자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거든요.
방문자는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인지를 판단하러 온 겁니다.
이 페이지에 들어온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을까. 뭘 고민하고 있을까. 어떤 순서로 정보를 보면 "여기에 맡겨도 되겠다"는 판단을 할까. 저는 항상 여기서부터 출발하려고 합니다. 그 흐름을 기준으로 퍼널을 설계해요.
이 판단들이 기술로 구현될 때
여기까지가 코드를 한 줄도 쓰기 전에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목적을 확인하고, 타겟을 정의하고, 퍼널을 설계하고, 클라이언트의 사업 목표를 페이지에 녹여내는 것. 이 판단이 끝나야 비로소 기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스키마 마크업 설계, 콘텐츠 구조 최적화, AI 검색에서 인용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작업. 요즘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런 것들은 결국 앞선 판단이 정확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로그에이전시는 "SEO는 끝났고, 이제 GEO 시대다"라는 말부터 의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의심을 데이터와 검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담 문의를 늘리고 싶은 건지, 해외 바이어에게 신뢰를 주고 싶은 건지, 목적이 다르면 메인페이지 구성부터 들어가야 할 콘텐츠까지 전부 달라집니다.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홈페이지는 검색엔진도, AI도, 방문자도 방향을 잃게 만듭니다.
회사 연혁, 수상 경력, 대표 인사말을 메인페이지 첫 화면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방문자는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인지를 판단하러 왔기 때문에, 방문자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퍼널 설계가 필요합니다.
목적 확인, 타겟 정의, 퍼널 설계, 클라이언트 인터뷰, 마케팅 채널 계획 검토 순서로 진행합니다. 이 판단이 끝나야 코드를 씁니다. 최종 판단자가 누구인지, 조직 내 방향이 합의되어 있는지도 먼저 확인합니다.